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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억 규모 '밀키트' 전쟁, CJ 가세…유통업계, 大戰 불지펴
1~2인 가구 증가·배송 강화로 성장세 높아…"5년 후 7천억 시장 될 듯"
2019년 04월 23일 오후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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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30대 중반 윤자혜 씨는 외식·배달 음식에 질려 최근 집에서 밥을 해먹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혼자 사는 탓에 음식을 하면 재료가 많이 남는 데다, 사먹는 것보다 재료비가 더 많이 들어 계속 해 먹어야 하나 고민이 됐다. 이후 직장 동료에게 '밀키트'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됐고, 궁금증이 생겨 모바일로 제품을 구매했다.

윤 씨는 "재료가 다 손질된 데다 딱 먹을 만큼만 포장이 돼 요리하기가 간편했다"며 "썩히는 재료도 없고, 요리를 잘 하지 못해도 집에서도 일반 음식점 수준의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쿡킷' [사진=CJ제일제당]


최근 이처럼 집에서 간편하게 요리를 해 먹을 수 있는 '밀키트'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밀키트'는 식사(Meal)와 키트(Kit)의 합성어로, 손질된 식재료와 소스를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해 집에서도 손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밀키트 시장에서는 한국야쿠르트 '잇츠온'과 현대백화점 '셰프박스', 롯데마트 '요리하다', GS리테일 '심플리쿡', 동원홈푸드 '맘스키트' 등 10여 개 업체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400억 원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1~2인 가구 증가와 가정간편식 확산에 힘입어 향후 5년 안에는 7천억 원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밀키트 시장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을 정도로 성장성이 높다"며 "'신선식품은 눈으로 보고 구매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허물어지면서 온라인 식품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밀키트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온라인 식품시장은 13조 원 규모로, 이 중 신선식품 거래액은 3조 원에 달했다. 덕분에 밀키트 시장도 꾸준히 커지고 있는 추세다. 이는 미국, 일본 시장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미국 밀키트 시장은 지난 2013년 1천501억 원 규모였지만 2016년 1조7천570억 원으로 급격히 성장해 지난해 3조5천340억 원으로 커졌다. 일본 밀키트 시장 역시 2013년 1천172억 원에서 지난해 8천859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도 가정간편식 이용 비율이 점차 증가하면서 밀키트 시장 성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디지털 솔루션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가 지난 2월 서울과 5대 광역시에서 가정간편식 이용 비율을 조사한 결과, 월 2회 이상 식음료를 구입하거나 음용한 15~49세 이하 남녀 768명 중 가정간편식 이용자는 전체 88.4%에 달했다. 또 향후 가정간편식과 밀키트 구입 의사를 밝힌 이들도 각각 65.6%, 55.2%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온라인몰 수치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밀키트 판매량은 전월 대비 1천109% 늘었고, 올해 2, 3월에도 각각 전월 대비 세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혜원 위메프 가공식품팀 파트장은 "지난해 밀키트 판매 파트너사가 처음 입점한 후 일 매출 1억 원을 달성하는 등 꾸준히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입점 파트너사 수도 늘고 있다"며 "확대되는 밀키트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관련 카테고리를 따로 신설해 앞으로 다양한 신규 밀키트를 꾸준히 론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GS리테일 '심플리쿡' [사진=GS리테일]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맞춰 유통업체들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GS홈쇼핑은 밀키트 업계 1위로 평가받는 벤처기업 프레시지에 최근 60억 원을 투자해 지분 7% 가량을 확보했다. 프레시지는 2016년 2월 설립된 곳으로, 지난해 7월 2억 원 수준이었던 월 매출액이 6개월 만에 20배 늘어 월 4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GS홈쇼핑도 지난해부터 홈쇼핑 채널에서 프레시지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GS리테일은 2017년 12월 밀키트 브랜드 '심플리쿡'을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심플리쿡'은 아직까지 생산량이 많지 않지만, GS리테일은 GS그룹 계열사인 GS홈쇼핑이 프레시지 지분을 확보한 것을 바탕으로 향후 이들과 협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한국야쿠르트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지난 2017년 9월 밀키트 브랜드 '잇츠온'을 론칭했다. 현재까지 출시된 제품은 30여 종으로, 지난해 판매량은 345만 개에 달했다. 하루 평균 약 1만 개가 판매된 셈이다. 또 최근에는 유명 셰프들과 협업해 셰프들의 노하우가 담긴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는 등 브랜드 입지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신선 가정간편식 전문몰 '더반찬'을 통해 올해 2월 '맘스키트'를 론칭했다. '맘스키트'는 엄선된 재료와 더반찬 셰프가 직접 만든 소스가 들어간 요리 패키지 밀키트 브랜드로, 현재 '일본식탄탄멘', '체다치즈스테이크' 등 8종이 판매되고 있다. 이 브랜드는 선주문 후제조 방식으로 운영되며, 새벽배송을 하는 것이 강점이다.

밀키트 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백화점도 진출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4월 신선한 식재료와 강남 유명 레스토랑 셰프의 레시피를 활용해 '셰프박스'로 간편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은 차돌버섯찜·양념장어덮밥·밀푀유나베 등 10종을 먼저 선보였으며, 기존 냉장 상품 15종에 냉동 상품 20여 종을 보강해 연내에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가정간편식 PB브랜드 '고메이494'로 향후 밀키트 시장 진출을 알렸던 갤러리아백화점은 밀키트 제품군 출시 계획을 접었다. 이곳은 '고메이494'를 앞세워 주스, 건강칩, 반찬류 등 다른 품목으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2월 '요리하다'로 밀키트 제품을 일부 선보였다. 이곳은 집에서 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부대찌개'를 비롯해 볶음밥 류를 주로 선보이고 있다.

식품 제조·유통업체가 잇따라 뛰어들며 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보이자, '비비고', '고메' 등으로 가정간편식 강자로 올라선 CJ제일제당도 기존 브랜드인 '쿡킷'을 리뉴얼 해 밀키트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다.

CJ제일제당은 후발 주자인 만큼, '전문 셰프의 요리키트'를 콘셉트로 한 전문점 수준의 레시피를 집에서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도록 품질을 기존보다 상당히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농·수·축산물 품목별 온도 관리를 통해 제품 신선도 유지기한을 경쟁사 대비 2배 많은 6일까지 늘렸다. 또 올해 11월까지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밀키트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메뉴는 스키야키·오야꼬동·팟타이 등 글로벌 메뉴와 해물순두부·갈치조림 등 한식 메뉴가 각각 4대 6 비중으로 구성됐다. 일반식과 특별식 메뉴 비중은 5대 5다. 가격은 평균 2만 원대로, 경쟁사 대비 높은 편이다.

또 CJ제일제당은 '쿡킷'을 통해 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 등 그룹 내 계열사의 시너지를 극대화 했다. 식재료는 프레시웨이가, 새벽배송은 대한통운이 전담한다. 대한통운은 '쿡킷' 전담 인력을 구축했으며, 1분기 기준 현재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 80% 가량 새벽배송이 가능토록 했다. 연내 수도권 전 지역에서 새벽배송을 서비스 하는 것이 목표다. 오는 7월부터는 쿡킷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며 '지정일 배송', '신메뉴 알림'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경연 CJ제일제당 온라인사업담당 상무는 "일단 CJ 온라인 쇼핑몰 '온마트'를 통해 쿡킷을 판매한 후 CJ몰을 비롯해 주요 온라인 쇼핑몰을 중심으로 판매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올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쿡킷' 매출을 100억 원 달성하고, 향후 3년 내 1천억 원 규모로 매출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기존 업체들이 시장을 키워놨을 때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될 때 뛰어들어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잠식해 나가는 경향이 있다"며 "밀키트 시장도 CJ가 새롭게 진출한 만큼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이며, 다른 경쟁사들에게는 '기회이자 위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이미 제조사와 맞먹는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제조업체는 택배업체들과 손잡고 물류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스타트업들의 경계가 점차 허물어지면서 '밀키트' 시장에서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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