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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체제' 더 굳건해졌다"…1분기 免, '빈익빈 부익부' 심화


'공항 임대료' 두고 빅3 희비 교차…'적자 늪' 빠진 중후순위 업체 '암울'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면세 빅3 업체가 '인천공항 임대료'를 두고 1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매장 일부를 철수한 롯데는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나, 이 자리를 거머쥔 신세계는 영업익이 대폭 감소하며 우울한 실적을 기록했다. 또 1분기 동안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빅 3를 제외한 나머지 면세점들은 모두 적자의 늪에 빠져 '3강 체제'가 더욱 굳건해진 모습을 보였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은 1분기 동안 영업이익을 낸 반면, 현대백화점면세점과 한화 갤러리아면세점63 등 신규 면세 사업자들과 중소·중견업체들은 대부분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 1분기 동안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조3천964억 원, 영업이익은 330%나 늘어난 1천65억 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롯데는 지난해 7월 높은 임대료 문제로 인천공항 1터미널 DF1·DF5·DF8 3곳의 매장을 철수했음에도 좋은 성과를 거둬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롯데는 공항 면세점 철수 대신 '냠' 캠페인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호실적을 기록했다. 롯데는 고객 소통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Lotte Duty Free'의 영문 첫 자인 'LDF'를 한글로 형상화 한 '냠'을 앞세워 국내외 쇼핑객들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그 결과 올 1분기 동안 시내면세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고, 인터넷면세점 매출은 60%나 늘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공항 면세점에서 철수한 후 시내면세점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공항 면세점은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창구로 상징성이 있는 곳인 만큼, 올 하반기 진행되는 공항 면세점 새 사업자 선정 입찰에 나서 내년 8월쯤 매장을 다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점포 내부 전경 [사진=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 점포 내부 전경 [사진=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은 해외사업 안정화와 국내 사업 확대 영향으로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공항 출국장 면세점 확대와 해외법인 청산의 영향 덕분이다.

신라호텔은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비롯해 김포국제공항, 제주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의 영업을 개시했으며, 이번 실적에 각 점포의 매출이 반영돼 호실적을 이끌었다. 또 지난해 홍콩과 마카오에 있는 법인을 청산하며 실적개선에 영향을 줬다.

이에 따라 호텔신라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3% 상승한 1조461억 원, 영업이익은 84.9% 오른 817억 원을 기록했다. 호텔신라 전체 매출 중 약 90%를 차지하는 TR부문(면세)의 1분기 매출은 1조2천2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822억 원으로 72.5% 증가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1분기 동안 국내외 면세점이 골고루 성장하고, 바잉파워 확대로 인한 원가 경쟁력이 높아진 것이 주효했다"며 "내실경영을 추구하고 온라인 경쟁력 확보 등에도 힘쓴 결과 이번에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점, 강남점 등 신규 점포 운영 개시에 따른 외형 확대로 매출액이 107.2% 늘어난 7천33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업계 경쟁 격화에 따른 송객수수료 출혈과 공항 임대료 등의 부담이 커진 탓에 영업이익은 46.6%나 줄었다.

그나마 영업이익을 달성한 빅3 업체와 달리 나머지 업체들은 1분기 동안 암울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하반기 면세시장에 뛰어든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41억 원의 적자를 냈고, 면세점을 오픈한 지 6개월도 채 안돼 650억 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면세사업 철수를 결정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도 1분기에만 7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화는 2016년 면세사업을 시작한 후 경쟁에 밀려 지난 3년간 1천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 김포공항점 전경 [사진=호텔신라]
신라면세점 김포공항점 전경 [사진=호텔신라]

하나투어에서 운영하는 SM면세점 역시 1분기에만 14억 원 가량 적자를 냈고, 대부분의 중소·중견업체들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두산도 수수료 경쟁을 적극 펼친 경쟁업체에 밀려 1분기 동안 매출이 줄어들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했다.

다만 HDC신라면세점은 1분기 동안 매출이 10.7% 증가한 1천802억 원, 영업이익 29억 원, 당기순이익 16억 원을 기록하며 중위권 업체들 중 유일하게 호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력과 바잉파워, 명품 유치 등을 앞세운 빅3를 중심으로 고객들이 쏠리면서 면세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빅3 업체 사이에서도 공항 임대료 부담에 따라 수익성 부문에서 차이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면세시장 점유율은 지난 1분기 매출 기준으로 롯데가 37.8%로 가장 높고, 신라가 31.1%, 신세계가 17.9%로 3강 체제가 굳어진 상태다.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면세점 매출의 87%는 빅3 면세점이 거뒀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정부가 면세점을 추가로 확대키로 하면서 일각에서는 빅3 체제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우려를 나타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대기업 시내면세점 신규특허를 서울 3개, 인천 1개, 광주 1개 등 총 5개, 중소·중견기업 특허로 충남에 1개를 추가했다. 이에 따른 전국 시내면세점 수는 현재 26곳에서 32곳으로 늘어나며, 서울에만 최대 15곳으로 증가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중견 면세점의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기업 신규특허만 5개가 더 추가돼 기존 사업자들도 버티기가 더 힘들어질 것 같다"며 "대기업들도 송객수수료 경쟁이 과열되면서 한화처럼 적자를 버티기 어려운 곳들이 생겨나고 있어 앞으로 시장경제 논리에 따라 업체들이 정리돼 '빅3' 중심 구조는 더 고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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