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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형] 68주년 한국은행의 '독립운동'


[아이뉴스24 유재형 기자] 정파·정략에 흔들림 없는 중앙은행 업무 유지는 68년 한국은행 역사의 숙원이었다. 과거 사례를 보면 한은 수장인 총재의 권한은 정권 의지에 따라 부침을 겪어온 것이 사실이다.

경제정책 총괄 부처와 일정부분 정책 공조는 필요하다는 점은 동의하나 상식을 넘어선 한은 독립성에 대한 심각한 훼손 행위는 68년 한은 역사 곳곳에서 발견된다.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 과거 정부의 재정부 차관이 참가하는가 하면 거시경제 정책을 논한다는 명분으로 한은 총재를 산하 협의체에 불러들인 일도 있었다.

금리결정 시기를 놓친 귀결은 고물가와 가계부채 위험으로 흘렀고, 민생안정과 동떨어진 결과를 부른 나머지 한은 설립취지를 외면했다는 비판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한국은행은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완전한 독립기구로 활동을 한다는 법령이 무색한 경우다. 지난 5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필리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주열 현 총재는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는 올려야 한다"고 말로 중앙은행 독립과 중립성의 중요 의미를 대변하기도 했다.

그나마 지난 20년 간 다섯 명의 한은 총재가 4년 임기를 마쳤다는 점은 변화의 기대치를 반영했지만 노무현 정부가 임명한 이성태 전 총재, 이명박 정부가 임명한 김중수 전 총재의 재임기간 중 겪은 수난은 독립성 침해로 불리기 충분했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임명한 이주열 총재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임기보장 후 연임은 진일보한 계기로 평가받고 있다.

1978년 이후 40년 만에 찾아온 현 한은 총재에 연임 배경에 대해 청와대는 "한은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문 대통령 의지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 역시 3월 연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현 정부 경제정책과 현안 과제 해결과 보조를 맞추겠다면서도 중앙은행이 가져야 할 중립성과 중요성을 인정 받은 점에 대해서는 큰 자부심을 드러냈다.

한·미 금리역전, 각국의 보호무역 강화, 가계부채 심화, GM사태 등 현안 속에서 12일 한은은 출범 68주년을 맞았다.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의 당위성은 대외경제 불확실성과 변동성을 극복하는 한은의 역할과 능력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한다.

유재형기자 webpo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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