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데스크칼럼]美의 제재, 오히려 中의 기술자립 앞당겨


[아이뉴스24 안희권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1년 넘게 장기화되면서 두 국가의 마찰은 차세대 통신(5G) 기술의 주도권 다툼으로 바뀌어 해결 실마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정부는 국가 기밀유출 우려를 내세워 화웨이 등의 중국산 통신장비의 미국내 도입을 금지하고 동맹국에게도 중국산 5G 장비 도입 배제를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정부는 화웨이를 수출입금지 대상업체로 지정해 퀄컴 등의 미국산 반도체나 구글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의 기술을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이런 미국의 강도높은 중국기업의 견제가 중국의 기술자립과 반도체 왕국건설의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5월 미국정부의 미국산 부품의 수출입 금지조치로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출시에 차질을 빚은 후 퀄컴 등의 미국산 부품을 탑재하지 않은 스마트폰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화웨이는 지난 9월 미국산 칩이 들어가지 않은 주력 스마트폰인 메이트30을 내놨다.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기술자립을 앞당기고 있다 [출처=TSMC]
미국의 제재가 중국의 기술자립을 앞당기고 있다 [출처=TSMC]

화웨이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5G 통신 기지국 장비도 미국산 부품없이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화웨이는 그동안 스마트폰의 운영체제(OS)로 사용했던 구글 안드로이드를 대신할 독자 OS인 홍멍을 만들어 해외 시장 판매용 단말기에 채용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중국기업의 기술자립만 도와준 셈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이번 분쟁이 중국의 반도체 왕국 건설의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한국의 발목을 잡지않을지 우려된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분쟁에서 반도체 수출금지로 쓴맛을 본후 반도체 산업육성에 더욱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대만 반도체 전문인력 빼가기로 구체화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대만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TSMC의 중역 위주로 반도체 인력을 채용해왔으나 최근에는 생산라인 기술자까지 영입하고 있다. 중국은 공장에 최첨단 생산설비를 도입했지만 현장에 숙련된 엔지니어의 부족으로 생산공정의 불량률이 높아 반도체 양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중국은 최근 현장 기술자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중국이 이렇게 지난 2015년부터 대만에서 빼간 반도체 인력이 3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반도체 제조사 SMIC는 정부의 지원아래 단기간내 세계 5위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성장해 TSMC까지 위협하고 있다.

세계 반도체장치재료협회(SEMI)는 이런 추세라면 중국이 반도체 제조장치 분야에서 머지않아 대만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중국정부는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인 ARM홀딩스와 손잡고 합작사 ARM차이나를 세워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ARM차이나는 회사 설립 1년반만에 직원수를 2배로 확대하고 보안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추세라면 2025년 ARM차이나 매출이 영국본사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ARM차이나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칩까지 개발해 중국기업에 이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과 마찰로 반도체 산업 육성과 기술자립의 중요성을 인지한 중국이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 부문에 중점투자를 하고 있어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을 위협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희권 기자 argon@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데스크칼럼]美의 제재, 오히려 中의 기술자립 앞당겨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