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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살 '한돌'과 9살 '절예'의 차이


한국 AI 기술력, 중국보다 1.5년 뒤처져…운동장 만들어줘야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 기사 이세돌 9단과 바둑 인공지능(AI) '한돌'의 승부가 연말을 장식하는 최대 핫이슈로 부상했다.

앞서 알파고 '예방주사'를 맞아서인지 임팩트는 아무래도 덜했지만 그래도 인간과 싸워 이긴 AI의 승리는 모두의 시선을 휘어잡기 충분했다. 대국 기간 동안 생산된 기사가 2천여건이 넘을 정도니 그 열기를 짐작할만하다.

이 중 한 가지 눈에 띄는 반응이 있었다. 한돌의 기력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내용인데 중국 텐센트가 개발한 '절예'라는 AI와 비교하면 한돌이 뒤쳐진다는 것이다. 한돌과 맞붙었던 이세돌 9단 역시 한돌의 2점 접바둑 수준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격차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한돌은 이제 겨우 두돌을 앞두고 있는 AI지만 절예는 중국 최대 IT 기업인 텐센트가 2010년부터 개량을 거듭해온 AI이기 때문이다. 객관적 '체급'이 밀린다는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AI 기술 격차가 상당하다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2018 ICT 기술수준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AI 기술 수준은 미국(100%)의 81.6% 수준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88.1%로 미국과 유럽(90.1%) 다음이었다. 이 보고서는 한국이 미국에 비해 2년, 중국과 비교하면 1.5년 뒤쳐졌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러하니 도리어 1개 IT 기업이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투자 없이 괄목한 성능을 갖춘 한돌을 만들어낸 사실이 신기할 지경이다. 연습할 운동장조차 만들어주지 않고 금메달을 기대한다면 선수 입장에서 봤을 때 가혹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이와중에 정부가 4차산업혁명시대 대응을 위해 AI 등 핵심 기반 기술 20개 분야에 오는 2023년까지 연간 2천억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한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중심으로 AI 국가전략을 세운다는 방침을 함께 전하기도 했다.

AI 기술력의 핵심은 결국 돈이다. 자본이 있어야 AI도 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바둑 AI의 기력 항샹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머신러닝 과정 역시 시간만 들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서버 비용부터 시작해 크고 작은 돈이 들어간다. 전 세계가 4차산업혁명시대의 핵심 기술 분야인 AI 패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금, 부디 양질의 '운동장'이 만들어지길 바랄 뿐이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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