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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리미노이드(240회) …제8장 메시아의 눈물 (41)


 

“그게 가능해?”

훌리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나이튼에게 물었다. 남편을 성주 자리에서 밀어내고 그 자리에 아들 라돈을 앉힐 수도 있다는 것이 나이튼의 제안이었다. 그녀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나이튼 역시 두근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목숨을 걸만큼 위험한 제안이었지만 이미 입밖에 쏟아진 말이었다. 나이튼은 정치라는 것이 치밀한 계산에 의한 것보다는 무모한 충동에 의한 것이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확신했다. 아니나 다를까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부글부글 끓어오르던 훌리는 침을 꿀꺽 삼키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어떻게?”

“먼저 라돈의 능력을 보여주는 겁니다.”

“어떤 능력?”

“이에스피.”

나이튼은 훌리에게 더 바짝 다가갔다.

“라돈의 이에스피는 P-303에서 따를 자가 없습니다. 스승인 샤만리스또가 죽었으니, 가히 대적할 자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서바이벌 대회를 여는 겁니다. 그 대회에서 장원을 차지하면 라돈의 능력과 총명함에 다들 반하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나이튼은 훌리의 가슴 속살이 다 들여다보일 정도로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고 목소리를 낮추었다. 나이튼의 입술이 귀밑에까지 닿자 홀리는 성적 자극을 받아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그의 입술보다 더 자극적인 것은 그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말이었다.

“그이를 죽인다고?”

홀리는 비명을 질렀다.

“쉿.”

나이튼은 벌떡 일어나서 훌리의 방 주변의 샅샅이 뒤졌다. 모든 전자시스템을 긴급중지모드로 바꾸고 다시 훌리에게 돌아와 마주 앉으며 나이튼이 말을 이었다.

“부인께서 진정 원하신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그럴 필요까지야…”

나이튼은 자기가 제안해 놓고서도 한발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이번에는 훌리가 더 적극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정말 그럴 수가 있어? 쥐도 새도 모르게 그런 일을 꾸밀 수가 있어?”

훌리는 반가운 비명을 질렀다.

“물론입니다. 하지만 정말 후회 없으십니까?”

“없어.”

“각하께서 즉사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건 내가 바라는 바야.”

“좋습니다. 그럼 대회를 개최토록 바이스톤 각하를 설득하십시오.”

“그래.”

“가급적 빠를수록 좋습니다.”

“알았어.”

훌리는 나이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빠르게 대답했다. 오히려 나이튼이 머쓱해질 지경이었다. 훌리는 일어나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종횡으로 움직이다가 말고 갑자기 앙칼진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나이튼을 향해 달려와 그의 무릎 위에 올라앉으며 아양을 떨었다.

“알지? 당신이 내 첫 남자라는 걸? 그날 밤 기억해? 대학축제 때에 이미르 수상 광장에서…”

“기억합니다.”

나이튼이 그녀의 말을 자르며 건조하게 대답했다.

“미안해 나이튼. 그때 난 집안의 반대를 이길 수 없었어. 하지만 내 마음은…”

훌리가 나이튼의 가슴속으로 파고들며 말했다. 그녀의 머리칼에서 국화꽃 향기가 났다. 나이튼은 아랫도리가 후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훌리를 떼어냈다.

“이제 그만 일어나야겠습니다.”

“벌써?”

/이대영 중앙대 문예창작과 겸임교수 animor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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