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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노조의 "셀프계산대 No!" 요구에 '난감'


노조 "노동자에 책임전가" vs 이마트 "인력 축소 없어"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이 이마트의 셀프계산대 도입이 계산원들의 실직과 소비자의 불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집단 반발하고 있지만, 이마트 측은 인력을 축소한 적이 없고 소비자 반응도 좋다며 맞서고 있다.

마트노조는 13일 오전 서울 이마트 창동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셀프계산대 확대를 강하게 규탄했다.

마트노조가 13일 이마트 창동점 앞에서 셀프계산대 도입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현석기자]
마트노조가 13일 이마트 창동점 앞에서 셀프계산대 도입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현석기자]

전수찬 마트노조 이마트지부 위원장은 "이마트 셀프계산대 확대는 회사 측 말처럼 4차 산업혁명의 일부가 아니다"라며 "중국 사업 실패로 인한 손해를 기본급 81만 원을 받는 1만6천명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셀프계산대 확대는 노동자 생활을 파멸로 몰아가고 노인·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이 쇼핑에서 배척받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마트 창동점은 지난 3월 시작한 매장 리모델링 과정에서 전체 18개의 계산대 중 16개를 셀프계산대로 구성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셀프계산대를 도입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전국 90개 점포로 확대한 상태다. 특히 서울 시내에는 소형 점포 2곳을 제외한 26개 점포에 도입 완료한 바 있다.

마트노조는 이마트 측이 셀프계산대 이용 확대를 위해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도 일반계산대 이용을 막았다며, 회사 측에서 일반계산대 사용량 축소를 근거로 계산원 인력 감축을 시도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계산원들이 있더라도 특정 시간대에 일반 계산대를 적게 열어 고객이 셀프계산대로 몰리게 하고 있다"며 "이는 의도적인 고객 길들이기며 계산원 인력 감축을 위한 사전 작업의 일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수찬 마트노조 위원장은 셀프계산대 도입이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질 것이라 주장했다. [사진=이현석기자]
전수찬 마트노조 위원장은 셀프계산대 도입이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질 것이라 주장했다. [사진=이현석기자]

전 위원장에 이어 고현종 노년유니온 사무처장과 배재현 장애인차별연대 대의원이 발언에 나섰다. 이들은 셀프계산대 도입이 노인과 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 계층의 쇼핑 소외를 불러오고, 끝내 사회적 갈등으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고 사무처장은 "현재 이마트의 셀프계산대는 고령자가 사용하기 어려워 계산할 때 뒤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밖에 없다"며 "모두가 편해지는 신기술 도입은 찬성하겠지만, 노년층의 쇼핑 소외는 물론 세대 갈등까지 불러올 지금의 시스템에 찬성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배 대의원은 "이마트 셀프계산대는 높이도 높고 몸을 움직이는 범위도 넓어 장애인이 쓰기 어렵다"며 "최소한의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마트노조는 "이마트가 수천 개의 '나쁜 일자리'를 만들어 중국 사업 실패로 인한 피해를 단기노동자 고용으로 메꿔왔고, 이제는 계산원 인건비까지 줄여 손해를 메꾸려 하는 것"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전 위원장은 "이마트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면서 최대 1년 단기계약직 '스태프' 직무를 도입해 3천여명의 비정규직을 양산했다"며 "셀프계산대 도입은 이제 계산원 인건비까지 줄여 적자를 줄여보겠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마트노조의 주장과 달리 소비자들은 이마트의 셀프계산대 확대에 대해 편리한 측면이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마트 창동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문영진(30·직장인)씨는 "셀프계산대 도입 후 대기 시간이 크게 줄었다"며 "처음엔 사용 방법이 어색하더라도 옆에서 도와주는 직원이 배치돼 있어 금방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어 "무인계산대가 고객들의 쇼핑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마트노조의 주장에는 공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날 매장 안에서 만난 김숙영(62·주부)씨는 "익숙해지면 편하긴 하겠지만, 계산원들이 해주던 일을 스스로 해야 해서 힘들어진 면도 있다"며 "기술 발전은 좋은 일이지만 고객이 기존의 편안함도 누릴 수 있도록 해 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마트노조가 이마트 셀프계산대 반대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마트노조가 이마트 셀프계산대 반대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현석기자]

이마트는 지원 담당 직원을 꾸준히 배치하고 있어, 셀프계산대 확대가 마트노조의 주장처럼 소비자 편의 저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셀프계산대 도입으로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다는 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조작이 익숙치 않은 소비자들을 위해 지원 담당 직원을 배치해 안내하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빠르게 익숙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셀프계산대 도입 후 일부 계산원들이 타 직무에 배치돼거나 전점 발령을 받았지만 거의 모든 인원이 정상 출근하고 있다"며 "공시상 인력이 줄어들어 보이는 것은 SSG닷컴으로의 인사 이동이 있었기 때문이며 실질적 인력 감축은 전혀 없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마트는 마트노조가 '나쁜 일자리'의 예로 든 '스태프'직렬은 일종의 시즌별 아르바이트 자리를 달리 표현한 것일 뿐이라며 비정규직 양산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스태프'직은 시즌별 상품을 운반하고 판매하는 등의 직무를 하는 아르바이트 직원을 달리 표현한 것"이라며 "'스태프' 채용을 늘려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는 마트노조의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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