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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텐'이 부러운 '데이즈'…대형마트 SPA, 日 불매운동 반사이익 없어
업황 부진·브랜드 파워 부족으로 대형마트 SPA 경쟁력 잃어
2019년 08월 07일 오후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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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몇 년 전 '유니클로'를 따라잡겠다며 야심차게 자체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를 내놓던 대형마트들이 일본 불매운동 확산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해외 SPA 브랜드 공세와 맞물려 패션 전문 온라인몰이 강세를 보이는 사이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데다, '마트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선보인 SPA 패션 브랜드들이 온라인 유통 강세와 소비 트렌드 변화 등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고전하고 있다. 이마트는 '데이즈'로 2016년 매출 4천680억 원을 달성한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각각 '테'와 'F2F'로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연매출 3천억 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최근 할인 행사에 나선 이마트 '데이즈' [사진=이마트]


대형마트 SPA 브랜드들이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패션업체들이 내놓은 SPA 브랜드와 인지도, 제품력, 운영 방식 등에서 경쟁에 밀렸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자라·H&M 등 빅3 브랜드들과 패션 온라인몰이 젊은 층을 공략해 SPA 시장을 장악하는 사이 트렌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 됐다.

더불어 대다수 매장이 고객이 많이 몰리는 대형마트 안에 '숍인숍' 형태로 운영된 것이 브랜드 론칭 초반에는 강점이 됐으나, 소비자들에게 '마트 SPA'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오히려 독이 됐다. '데이즈'의 경우 이탈리아 브랜드 '라르디니', 디자이너 홍승완과 협업해 상품을 선보이며 고급화를 시도했지만, '마트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더 강해 소비자들의 큰 주목을 끌지 못했다. 여기에 대형마트가 온라인 쇼핑몰에 밀리면서 쇼핑객 수가 크게 줄어든 것도 영향을 끼쳤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 '데이즈'의 경우 한 때 매출 5천억 원 가량을 달성하며 '유니클로 대항마'로 불렸지만, 브랜드 파워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서 경쟁에 밀려 유통 SPA 브랜드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며 "유통업체가 어깨 너머로 배운 것으로 패션 분야에 뛰어들고 있지만, 기초부터 탄탄히 쌓아온 패션업체들과 품질이나 운영 노하우 측면에서 경쟁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가 어려워진 데다 '나심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이 맞물리면서 저렴하고 싼 제품보다 하나를 사더라도 가치있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유통 SPA에 비해 패션 SPA 제품들이 퀄리티나 디자인이 좋아 소비자들의 선택을 더 많이 받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가 선보인 SPA 브랜드 '테' [사진=롯데쇼핑]


최근에는 일본 불매운동 여파로 신성통상 '탑텐', 이랜드월드 '스파오',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등 토종 SPA 브랜드들이 '유니클로' 반사이익 효과를 누리고 있음에도 마트 SPA들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탑텐의 경우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 신장한 반면, 이마트 '데이즈'는 오히려 7% 감소했다. 홈플러스 역시 여름 의류 가격이 인하된 지난달 30일 이전까지 매출 상승 효과를 누리지 못했다.

이처럼 마트 SPA 브랜드들이 성장 한계에 다다르자 대형마트들은 최근 전략 재수정에 나섰다.

남성복과 여성복을 따로 기획해 운영했던 이마트 '데이즈'는 올해 가을·겨울 제품부터 생산 원가 절감을 위해 전 복종을 통합 운영키로 했다. 또 전체 상품 수를 줄이고 주력 상품 비중을 늘려 운영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앞으로 집에서 입기 간편한 홈웨어를 중심으로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가격 구성도 초저가 전략에 맞춰질 것 같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초 이랜드, LF 등 주요 패션업체 출신 전문가를 영입해 'F2F' 브랜드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소재 전문 기업과 협업해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는 등 제품력 향상을 통해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브랜드 콘셉트와 상품 구색 등을 재정비하고 있는 중"이라며 "리뉴얼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2016년 SPA 브랜드에 대항해 선보인 자체 의류 브랜드 '테(TE)' 사업을 지난해 말 중단키로 결정하고, 올 상반기부터 매장을 정리하고 있다. 롯데마트 68개 점에서 운영됐던 '테' 매장 중 문을 닫은 곳은 38개로, 이르면 올 연말까지 나머지 매장도 철수될 예정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대형 점포로 운영됐던 곳인 만큼, 다른 브랜드나 상품을 바로 채워 넣기에는 어려움이 많아 한꺼번에 모든 매장을 정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대부분 '탑텐', '슈마커' 매장으로 변경된 상태지만, 남아 있는 매장들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에 대한 계획은 현재로선 갖고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롯데마트는 '테'를 정리한 후 자체 언더웨어 전문 브랜드인 '보나핏'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SPA 시장이 점차 세분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언더웨어·라운지웨어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마트 SPA가 주목받으면서 소비자들이 여러 번 제품을 경험했지만, 만족도가 크지 않아 구매 동기가 사라진 것이 문제"라며 "마트 SPA들이 상품력과 서비스, 온라인 유통 등을 더 강화해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것이 지금으로선 가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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