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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점심은 없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때아닌 구설수 전말은?


DLS 비대위 "피해자들 두 번 상처, 16일 규탄대회 열 것"

[아이뉴스24 서상혁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이른바 '공짜점심' 설화에 휘말렸다. 경기 침체 시 투자상품의 대량 손실에 대비한 계획에 대한 답변이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S) 피해자를 겨냥하는 답으로 비춰져서다.

이에 DLS 피해자들은 은 위원장언의 발언을 규탄하는 한편, 금융당국 수장으로서의 책임있는 자세를 요구하고 나섰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 피해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 피해자들이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DLS 비대위와 금융정의연대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기자간담회 발언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DLS비대위는 성명을 통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투자자 책임을 거론하면서 DLS 상품 사기 판매 피해자들에게 공짜 점심은 없다며 망언을 퍼부었다"라며 "이는 피해자들을 두 번 고통 받게 하는 행위이며, 며칠 전까지만 해도 책임 있게 해결한다던 말이 무색할 정도"라고 비판했다.

◆공짜점심은 없다는 은 위원장 발언에 금융위 "DLS 겨냥 아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0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기자간담회 중 기자의 질의에 답하면서부터다. 당시 간담회는 은 위원장의 취임 한 달을 맞아 마련된 자리였다.

당시 한 기자는 "최근 리츠 등 대체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경기 침체로 DLS·라임자산운용 사태가 터졌지만 업계에선 앞으로 더 터질 게 대기하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라며 "경기침체로 투자상품이 연쇄적으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데, 보상해주는 데 한계가 이는 만큼 대응책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은 위원장은 "수익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지만, 그에 대해 금융당국이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하는 것 자체만으로 불안 심리를 조장할 것 같다"라며 "국감에서도 모두 조사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고, 미리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긴 곤란하다"라고 답했다.

이어 "주가가 떨어지면 손실이 나는데, 그걸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만들진 않지 않나"라며 "물론 수익이 올라가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가격변동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만드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제의 '공짜 점심' 발언은 그 다음이었다.

그는 "당국자로서 조심스러운 표현이긴 한데,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라며 "투자에 있어선 자기책임에 의해 하는 것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안전한지 잘 판단해서 해야 한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다만 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될 것을 방지해 모니터링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듣기에 따라 DLS 피해자를 겨냥한 듯한 답변으로 들릴 수 있다.

이에 금융위는 즉각 해명보도를 내 "은 위원장이 공짜점심은 없다면서 투자자 책임을 언급한 것은 경기 침체가 되면 연쇄적으로 투자상품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데, 그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이 준비돼있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며 "DLS 사태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자기책임이라는 투자의 기본 원칙을 원론적으로 밝혔을 뿐, DLS 문제를 특정한 건 아니라는 것이다.

금융위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사태는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금융정의연대에서 법률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신장식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은 위원장은 분명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의 공식 회동에 나선 첫 날, DLS 사태를 잘 해결해보겠다고 했었지만 오늘 피해자들의 가슴을 찢어놓았다"라고 비난했다.

◆책임 소재·성장통 발언도 논란…DLS 비대위 16일 규탄대회

책임 소재와 '성장통'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질의응답 중 이번 사태의 책임이 은행과 금융당국 중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묻자 은 위원장이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따지는 건 소모적인 논쟁이라고 선을 그은 데 따른 것이다.

은 위원장은 "공동책임이라고 생각하며, 책임소재를 따지는 건 생산적인 논쟁이라고 보지 않는다"라며 "모험자본 공급과 저금리 시대에 더 많은 이자 수익을 돌려준다는 취지로 사모펀드가 성장해왔는데, 오늘날의 사태는 사모펀드가 갑자기 성장하면서 생긴 일종의 성장통"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문제도 충분히 크지만, 더 커지기 전에 불거진 게 감독당국 입장에선 더 나은 것 아닌가"라며 "금융감독원과 힘을 합쳐서 더 촘촘히 제도개선을 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DLS 비대위는 정부의 사모펀드 투자요건 완화가 DLS와 라임펀드 사태를 야기한 만큼, 결코 책임이 가볍지 않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측은 "DLF·라임사태엔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책임도 크다"라며 "은 위원장의 최근 발언을 보면 금융위가 DLF 사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은 위원장은 즉각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무책임한 행태를 돌아보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DLS 비대위는 오는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은 위원장의 기자간담회 중 발언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1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DLS 중간조사 결과 불완전 판매 의심 사례는 전체 3천954건 중 20% 정도로 확인됐다. 서류상의 결과이며, 추가 조사 결과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0일엔 우리은행 DLS 피해자들이 우리은행장을 상대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상황이 격해지는 모양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DLS 사태에 대한 후속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서상혁 기자 hyu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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