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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현대백免 오픈 첫날…'강남벨트' 구축 가능할까


현대百, 수수료 높여 쇼핑객 유치…"강남권 패키지 상품 구성 필요"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1일 오전 9시.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면세점에는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중국인 단체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픈 20분 전부터 한 무리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자 하나, 둘 줄을 섰고 결국 면세점 문 앞에는 긴 줄로 장관이 펼쳐졌다. 또 건물 입구 앞에서 오전 9시 40분부터 진행된 오픈식 행사에도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이며 몰려들었다.

이날 현대백화점면세점의 문이 열리자 마자 매장 안에는 쇼핑객들로 가득찼다. 캐리어를 끌고 온 중국인 관광객부터, 중국인 대리 구매상인 다이궁, 내국인 쇼핑객들은 특히 화장품 매장이 밀집해 있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9층으로 대부분 몰려들었다.

특히 LG생활건강 '후'와 '입생로랑', '맥', '3CE', '키엘' 등 중국인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매장 앞에는 계산하기 위해 모여든 고객들로 긴 줄이 형성돼 있었다. 또 회원 가입, 제품 교환, 사은품 지급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10층 서비스 데스크에도 많은 쇼핑객들이 몰려 있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쇼핑객 300~500여 명이 오픈 전부터 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며 "오후 5시 현재까지 방문객 수나 매출을 집계하진 못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많은 이들이 면세점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 꿔모 씨는 "1년 전 한국에 왔을 때 다른 면세점에 가봤지만 사람이 너무 많고 물건을 사기 힘들어 불편했지만,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서비스가 좋고 비교적 한산해 물건을 사기가 편하다"며 "강남에 위치해 있어 주변에 쇼핑할 곳과 둘러볼 곳이 많아 다음에도 한국에 방문한다면 현대면세점을 이용하고 싶다"고 밝혔다.

'럭셔리, 뷰티&패션, 한류'를 콘셉트로 '럭셔리 라이프 스타일 면세점'을 내세운 현대백화점면세점은 420여 개의 명품·뷰티 브랜드들로 3개 층을 가득 채웠다. 이곳은 MD 차별화를 위해 '알렉산더 맥퀸' 공식 스토어와 폴란드 색조화장품 '잉글롯', 패션 브랜드 'SJYP' 등의 매장을 면세점 최초로 오픈했다. 또 '뷰티 디바이스존'도 업계에서 처음 선보였고, '라프레리 스파룸', '메이크업 스튜디오' 등 체험형 매장을 강화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3대 명품 브랜드는 입점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또 8층 에스컬레이터 인근 공간은 브랜드 유치를 아직 완료하지 못해 공간을 비워뒀고, 전용 엘리베이터는 2대 밖에 운영되지 않아 최소 7분 가량 기다려야 이용이 가능했다.

또 VIP를 위한 라운지 운영이나 서비스가 다소 미흡했으며, 주차 공간 역시 부족해 대형 버스는 정문에 잠시 주차해 단체 관광객을 내려준 후 바로 이동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약 350m 거리에 있는 별관 주차장을 개·보수해 중·대형 전용 주차장을 마련했다고 했으나, 이곳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1층 후문에서 리무진을 타고 이동해야 했다. 여기에 이날 오전부터 몇 시간 동안 인근 차선은 교통 체증에 시달려 많은 이들이 불편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 이용 시 주차 시설이 편리하지 않으면 단체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이 밀려들면서 면세점 주변이 교통 체증과 주차 대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지만, 이 부분에 대한 현대백화점 측의 대비책 마련이 다소 부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면세점 매출은 입지, 상품 구성력, 수수료에 따라 좌우된다"며 "현대백화점면세점은 개점 초기이기 때문에 상품 구성력이 부족해 현재는 수수료를 어떻게 하느냐가 매출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한중 관계 개선에 따른 관광객 증가, 삼성동 관광상품의 매력도, 브랜드 입점에 따라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으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코엑스점,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으로 이어지는 '강남 벨트'가 완성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인근에 위치한 면세점들은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현대백화점면세점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에 이날 오후 2시 40분쯤 방문한 결과, 매장 안에는 손님보다 직원들이 훨씬 더 많이 있었다. 또 롯데면세점이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을 앞두고 일찌감치 지난달부터 30~50% 할인, 상품권 추가 지급 등의 행사를 펼치고 있었지만 이날 매장 분위기는 적막감이 느껴졌다.

한 화장품 브랜드 직원은 "코엑스몰 내에서 찾기가 힘들고 거리가 다소 멀어 평일에는 쇼핑객들이 많지 않은 편"이라며 "도심공항이 인근에 있는 만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말에는 내국인 쇼핑객과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지만 평일에는 지금처럼 한산한 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 때문인지 오전에 단체 관광객들의 방문이 많았다"며 "오후에는 평일 분위기와 거의 다르지 않은 분위기"라고 밝혔다.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지하철 역으로 3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코엑스점보다 다소 쇼핑객들이 많았다. 일 평균 25억 원 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는 이곳은 몇몇 다이궁들이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3대 명품부터 '불가리', '까르띠에' 등 쇼핑객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강남지역에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인 만큼, 인근 지역의 내국인 쇼핑객들도 곳곳에 보였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이날 더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픈 초기인 7월과 달리, 이날 매장 곳곳은 상품을 구경하는 손님들만 가끔씩 눈에 띄었다. 업계에서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현대백화점면세점 개점으로 가장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강남 지역 면세점 중 가장 큰 경쟁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라며 "롯데면세점 코엑스점과 월드타워점이 각각 일 평균 5억 원, 25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신세계 강남점은 일 평균 3억 원 안팎"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세계 강남점은 교통의 불편함 때문에 다이궁의 수도 적은 편인데다, 현대가 오픈함에 따라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렇게 매출에 타격을 받으면 결국 재고확보가 어려워지고, 나아가 인천공항 면세점을 떠안은 신세계가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이 우리 측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교통도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훨씬 좋아 현재 명품 브랜드 입점도 속속 진행되고 있다"며 "위챗, 씨트립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중국 관광객들에게도 브랜드가 인지돼 있어 고객 유치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을 계기로 향후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쇼핑 패키지 여행 상품이 출시돼 강북에 편향돼 있던 면세시장에 조만간 지각변동이 올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롯데월드타워-롯데코엑스-현대백화점 무역센터-신세계면세점 강남점으로 이어지는 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통해 다이궁들의 구매 동선이 짧아질 수 있어 강남권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단체 관광객이 들어오기 시작하더라도, 강남권 패키지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도 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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