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윤채나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가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수수 사건 개입 여부와 관련,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적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다 이를 뒤집을 증거가 공개되면서 진땀을 흘렸다.
8일 오전 10시께부터 9일 오전 2시께까지 장장 16시간에 걸쳐 진행된 윤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핵심은 윤 전 서장 관련 의혹이었다. 윤 전 서장은 2012년 육류수입업자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수사 받던 중 해외로 도피했다. 다음 해 국내로 송환돼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로 2015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야당은 윤 후보자가 윤 전 서장에게 대검찰청 중수부 출신인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하는 등 무혐의 처분을 받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 후보자가 청문회 내내 의혹 일체를 부인하면서 김빠진 청문회라는 혹평까지 나왔다.
반전은 자정을 넘겨 일어났다. 윤 전 서장에게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윤 후보자 본인의 육성이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된 것이다. 뉴스타파가 보도하고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문회에서 공개한 녹음 파일은 윤 후보자가 2012년 12월 한 언론사와 인터뷰한 내용을 담았다.
인터뷰에서 윤 후보자는 "윤우진 씨가 '얘들(경찰)이 자기를 노린다'고 이야기하더라"라며 "일단 이 사람한테 변호사가 필요하겠다 싶어서 내가 중수부 연구관 하다가 막 나간 이남석이 보고 '네가 대진이한테 이야기하지 말고 윤우진을 한 번 만나봐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윤 후보자는 또 "윤석열 부장이 이야기한 이남석입니다, 이렇게 문자를 넣으면 너한테 전화가 올 것이다. 그러면 만나서 한 번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자는 이 변호사가 윤 전 서장 차명 휴대전화로 '윤석열 선배한테 소개받은 변호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는 야당의 지적에 "언론 기사에 나온 문자메시지라고 하는데 정확하지도 않은 것 같다"고 반박한 바 있다.
녹음 파일이 공개되자 윤 후보자는 "통상 변호사를 소개한다고 하면 선임해주는 것을 말한다"며 "제가 변호사를 선임해 준 것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야당이 변호사법 위반을 지적하자 "소개·알선은 사건 수임이 돼야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소개'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가 '소개는 문제가 안 된다'고 입장을 번복한 셈이어서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일었다. 김진태 의원은 "이렇게 거짓말을 한 사람이 어떻게 검찰총장이 되겠느냐"고 질타했고,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차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윤 후보자는 "명확하게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윤채나 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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