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쎈돌' 이세돌과 맞붙는 국산 AI '한돌'은?

[아이뉴스24 문영수 기자] 이세돌 9단의 은퇴 대국 상대자인 '한돌'은 '한게임 바둑'으로 유명한 NHN(대표 정우진)이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AI)이다.

NHN이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으로 쌓아온 방대한 바둑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으며 국내 게임업계 중 일반인이 상시 대국이 가능한 최초이자 유일한 바둑 AI기도 하다.

회사 측은 2017년초부터 10개월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2017년 12월 '한돌' 버전 1.0을 출시했다. 이후 두 번의 판올림을 거친 한돌 2.0은 1.0에 비해 90% 이상의 승률을 거뒀다. 또한 한돌 3.0은 2.0에 비해 90% 이상의 승률을 보였다.

한돌은 2018년 12월 출시 1주년을 기념해 한달간 최상위 랭킹 바둑 프로기사와 릴레이 대국을 펼치는 '프로기사 톱5 vs 한돌 빅매치' 이벤트에서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과 국내 바둑 랭킹 1위인 신진서 9단까지 연이어 승리를 거뒀다.

올해 8월 20일부터 25일까지 중국 산둥성에서 열린 '2019 중신증권배 세계 AI 바둑대회'에 처음 참가해 3위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AI 바둑대회 데뷔전에서 한돌은 벨기에의 '릴라제로(Leela Zero, 4위)', 대만의 '씨쥐아이 고(CGI GO, 8강 탈락), 일본의 '글로비스 에이큐제트(Globis-AQZ, 8강 탈락) 등 각국을 대표하는 AI들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국내 AI 기술력을 세계에 선보였다. 대회 우승과 준우승은 유력 우승 후보로 꼽혔던 중국의 '절예(FineArt), '골락시(GOLAXY)'가 차지했다.

바둑 AI의 주요 기능은 대국 시 이길 수 있는 다음 수를 예측하는 것이다. 개발 초기 한돌은 한게임 바둑 데이터 등 사람이 둔 기보를 학습해 다음 수를 예측하는 정책망을 사용했다. 정책망이란 바둑 AI에서 다음 후보 수를 결정하는 딥러닝 모델을 뜻한다.

출시 시점에는 사람이 둔 기보로 학습한 정책망으로 후보 수를 선택한 후, 자가 대국을 한 기보로 학습한 가치망(현재 수순에서 승리 확률을 구하는 딥러닝 모델)과 패턴으로 끝까지 빠르게 둔 롤아웃으로 다음 수에 대한 승리 확률을 얻었다. 이렇게 선택하고 얻은 수에 대한 승리 확률에 MCTS라는 수읽기 알고리듬을 사용해 다음 수를 예측했다.

2019년 현재 버전의 한돌은 무작위·자가대국으로 만든 기보로부터 학습한 정책망 및 더 정확한 가치망을 사용해 롤아웃 없이 MCTS 수읽기 알고리듬을 통해 다음 수를 예측한다. 여기에 자가 대국을 통해 생성한 기보를 이용해 학습하는 과정을 반복해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이러한 성능 개선을 통해 한돌은 2018년 인간 프로기사 9단의 기력과 비슷한 수준에서 현재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대국한 '알파고 리', 2017년 커제와 대국한 '알파고 마스터'의 수준을 넘어서는 기력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세돌 은퇴 대국에 나선 한돌은 최신 버전인 3.0이 나섰다. 한돌 3.0은 프로기사들의 기력을 측정할 때 쓰이는 'ELO레이팅' 기준으로 4천500점을 넘는 수준으로 내부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알파고 리, 알파고 마스터보다 높은 기력이다. 최정상권인 신진서 9단, 박정환 9단, 커제 9단은 현재 3천600점 후반대로 추정되고 있다.

한돌을 개발한 NHN은 바둑의 기력이 높은 AI 뿐만 아니라 바둑 이용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AI를 만들어 재미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바둑 프로기사 뿐 아니라 일반 이용자나 전혀 바둑을 모르는 초심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덤 조절이나 접바둑, 페어바둑 등 다양한 대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한돌에서 사용한 기술을 활용해 장기, 퍼즐 등으로의 확장도 계획 중이다.

문영수 기자 mj@inews24.commj@inews24.com 사진 정소희 기자 ss082@inews24.com